전체 글425 침잠, 짜증 작년부터 박사하던 동기들이 대거 졸업했다. 올 봄부터도 여러명 졸업하고, 오늘은 선배 하나가 찾아와서 졸업하고 MIT로 postdoc 하러 간다고 하더라. 나는 모하고 사는 건지. 뭔가 기분이 착 가라앉는다. 랩에서는 여전히 쓸데 없는 일거리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빨리 사무원이 들어와야 할 텐데 교수님은 그럴 의지를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곧 있으면 QE 준비하게 될 석사 애들에게 떠 넘기기도 힘들다. 젠장. 작년부터 치면, 이 짜증 나는 숫자 맞추기 게임을 꼬박 2년은 해야 할 듯 하다. 이게 도대체 뭐하는 건지. 짜증이 나서 확 뒤엎어 버리고 싶다. 그럴 용기도 없고, 뒤엎기에는 너무 많이 왔다는 게 더 짜증난다. 사실, 제일 짜증나는 순간은, 다른 사람들이 "요즘에는 뭐하고 지내세요? 무슨 공부해요.. 2005. 7. 23. The Lost Temple 그 신전에 들어가려면 허락된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한 단어를 이야기해야 해. 아주 예전에 그 한 단어는 "가면"이었지. 그런데 오래전에 한 나그네가 그 신전의 문 앞에 도달하고 나서는 그 단어가 어떤 사람의 이름으로 바뀌고 말았어. 열대의 밀림이 우거져서 고릴라들만이 가는 길을 안다는 그 신전에, 우여곡절 끝에 죽음의 문턱을 몇개 넘고서 도착한 나그네가 있었는데, 한참을 그 신전의 문을 노려보다가, 또 한참을 원망하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그리고 또 한참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다가, 기어이는 땅바닥을 쳐다보더니, 영원히 고개를 숙이고 그 자리에서 굳어갔대. 그 나그네는 그 비밀의 단어를 알고 있었어. 그 신전의 문을 열고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이고 문가에 독충들이 없는 나무 열매로 배를 채울 수도 있었을 것.. 2005. 7. 11. Nirvana 오늘 오후는 저녁 먹을 때까지 Nirvana에게 쓸어넣다. 이리저리 너바나 팬 사이트 기웃거리고 여기저기서 mp3 긁어서 모으고... 지금 생각해 봐도 참 대단한 밴드인 거 같다. 어느 팬 사이트에 보니 "legendary band"라고 부르더라. 전설적인 밴드.. 정말 전설적인 밴드라 불려도 될만해. 2005. 6. 25. 입술 입술 부르텄다. -.-;;; 뭐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여름이라고 스테미너가 딸리나. 복날도 아직 멀었는데, 벌써.. ㅠ.ㅠ 2005. 6. 25. 아.......... 술 먹고 싶다. 2005. 6. 17. 결혼 선물 한손에 꼽는 가장 친구들 중에 한 녀석이 우리중에 두번째로 이번 주말에 장가를 간다. 주변에 이래저래 대충대충 아는 사람들은 결혼을 참 많이 했는데 의외로 나와 친분이 깊은 사람들은 결혼한 사람이 많지가 않다. 특히 가장 친하다는 이 녀석들 중에서 나를 포함한 나머지 셋은 도대체 기약이 없다. 애인도 없고 벌어 놓은 돈도 없고 그렇다고 뭔 번듯한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주변에 여자가 많지도 않아서 이러저러한 껀수가 생길 여지도 별로 없다는 공통점까지 있다. 그런 와중에 또 한 녀석이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됐으니 참으로 기특한 일이라고 해야겠다. 식기 세척기 사주기로 했는데... 끙... 내 통장은 신음 소리를 내겠지만, 첫번째 녀석 결혼할 때는 나 빼고 다른 애들만 모아서 해줬으니, 두번째 녀.. 2005. 6. 9. 이전 1 ··· 47 48 49 50 51 52 53 ··· 7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