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25 무제.. 요즘엔 싸이 안하면 왕따라고까지 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싸이질은 별로 땡기질 않는다. 얼마전에는 "어디 한번" 하는 작심으로 여기저기 사람들 미니홈피엘 다니며 방명록에 글도 쓰고 오랫 동안 보질 못했던 친구도 하나 찾고 내 홈피에 올라온 방명록에도 답글 달고... 싸이질.. 한 1주일 하니까 식상해지더라. 싸이는 너무 열린 공간이라 말도 가려서 해야 하고, 끊임 없이 신경 써 주지 않으면 북적이는 방명록 같은 건 기대하기도 어렵다. 다른 해보다 배는 피곤하고, 유난히 변덕에 심통에 우울까지 겹친 이 2004년에는 하기 힘든 작업이다. 이게 좋다. 여기 이 구석진 공간에, 몇 달이 지나야 한 손에 꼽을 만한 사람들이 들여다 보는, 이런 공간에 내 맘대로 끄적이는 게 좋다. 언젠가 올해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 2004. 11. 17. 가을 비 비 참 조용 조용히도 내리지. 어제는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어디선가 우울 모드에 접어들어서 혼자서 맥주에 기댈 누군가를 생각하자니 걱정도 되고 당장 내가 뭔가를 해 줄 수 있는 것도 없어서 밤새 근심을 했다. 두시간이나 잤을려나. 월요일에는 시험도 있어서 충분히 잠을 자 뒀어야 했는데. 결국 월요일 내내 피곤한 상태에다가, 시험 문제는 또 왜 이리 모호한지. 교수님이 묻고자 하는 바는 어렴풋이 알겠지만 문장이나 어휘의 선택이 아무리 봐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2시간동안 보는 시험에서 1시간 반이나 지났을 시간에는 그동안 자주 오지 않던 광고 전화가 두번이나 울려서 문제에 당황하고 전화기 진동에 당황하고... 저녁 먹고 랩에 앉아서 시험도 봤고 이제 쌓아뒀던 논문이나 좀 읽어볼까 하는데 밀려오는.. 2004. 11. 2. 난 기독교가 싫은데... 나의 경우, 세상에 하고 많은 종교들 중에서 유독 기독교만을 편집증적으로 혐오한다. 한 번 싫고 보니 내가 기독교를 싫어하는 증거가 되는 것들을 나 스스로 재생산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편집증적이라 한다. 나는 나의 이런 기독교 혐오가 꽤나 병적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가 나의 독설과 조롱을 조금이라도 덜 받을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한민국의 기독교는 특수한 취급을 받아 마땅하다. 이 땅에 돌아다니는 이 서양 종교는 이제 더 이상 서양 종교가 아니다. 기독교인들이 이야기 하듯, 전 세계인이 모두 소위 "하나님(이 동네 에서는 하느님도 아니고 하나님이다.)"의 자식들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이.. 2004. 11. 2. 戀人 3-3 (angel) 언젠가 마지막 날엔 미소를 띄운 얼굴로 그대와 같은 순간에 조용히 눈을 감아요. 마지막 순간까지 그대 곁엔 내가 있어요. 내게 기대요. ------------------------------------------------ 이번에 서울 출장 갈 때 MP3에 자우림 2, 3집을 담아 갔다. 모두 반복하기로 놓고서 학교를 나서는 순간부터 세미나 장소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거의 한 순간도 끊이지 않고 음악을 들었는데, 처음에는 음악은 그저 주변의 소음을 막아주는 역할만을 하고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2집의 戀 人 3-3 (angel) 이란 노래를 두번째 정도 듣는 순간부터는 한곡만 반복하기로 바꾸고는 계속 그 곡만 들었다. 가사를 음미하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고 기타 반주에 귀를 기울이고 .. 2004. 10. 24. 감기 진행 상황 남들은 목감기 따로, 코감기 따로 하는 식으로도 걸리는 모양이지만, 나의 경우는 감기가 진행하는 순서가 항상 같다. 일단, 시작은 미열. 사실 이것으로는 감기의 시작임을 알 수가 없긴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은데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손발이 이유없이 따뜻하다고 느껴지면, 왠지... 하면서 알 수 없는 불안이 시작된다. 또 따지고 보면, 감기가 걸린 것을 일단 확실히 알고 난 다음에, 며칠전에 내 상태가 어땠더라? 하고 생각해 보면 항상 미열이 있었으니 그걸 그냥 시작이라고 하는 게다. 미열이 있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갈 수 있으니까. 대개 이 상태에서 하루 정도가 간다. 그 다음은 코. 이제는 감기를 확실히 의심한다. 코가 부쩍 건조하고 숨을 들이킬 때 찬 공기가 코를 통과하는 느낌이 남 다르다... 2004. 10. 20. "우리형" 어제는 삥을 만나서 "우리형"이란 영화를 봤다. 음.. 원빈.. 원래 잘 생기고 이쁜 배우들 중에 연기를 잘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낮은 것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연기였고,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의 가족애에 대해서 쬐금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인상적인 대사는 "심여사"가 "성현"이 의대를 가기를 바라면서 했던 말이다. "의사가 하느님보다 높다." 하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는 대사는 "심여사"가 "성현"을 앉혀 놓고서 동생 "종현"에 대해서 하던 말이다. "자식 둘을 낳아서 아비 없이 길렀더니, 하나는 남편 같고 하나는 자식 같더라. 종현이는 의지가 되고 너는 항상 신경이 쓰이더라." 남편 같다던 아들은 혼자 자갈 밭에 내놔도 살 만한 망나니가 되었고, 자식 같다던 아들은 서울대 의대에 들어가 "심.. 2004. 10. 17. 이전 1 ··· 54 55 56 57 58 59 60 ··· 7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