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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world 복구

"우리형"

by Lbird 2004. 10. 17.
어제는 삥을 만나서 "우리형"이란 영화를 봤다.
음.. 원빈.. 원래 잘 생기고 이쁜 배우들 중에 연기를 잘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낮은 것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연기였고,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의 가족애에 대해서 쬐금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인상적인 대사는 "심여사"가 "성현"이 의대를 가기를 바라면서 했던 말이다.

"의사가 하느님보다 높다."

하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는 대사는 "심여사"가 "성현"을 앉혀 놓고서
동생 "종현"에 대해서 하던 말이다.

"자식 둘을 낳아서 아비 없이 길렀더니,
하나는 남편 같고 하나는 자식 같더라.
종현이는 의지가 되고 너는 항상 신경이 쓰이더라."

남편 같다던 아들은 혼자 자갈 밭에 내놔도 살 만한 망나니가 되었고,
자식 같다던 아들은 서울대 의대에 들어가 "심여사"가 온동네에
자랑하고 다닐 수 있는 존재가 됐다.

나도 우리 어머니에게 그런 존재인 것은 아닌가?
우리형은 우리 어머니에게 의지가 되는 존재인가?

괜찮은 영화였다. 이런 저런 생각들 하게 만드는 영화.
너와 같이 봤다면 좋았을 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쓸쓸한 바람 때문이었을까.

삥에게 그런 말을 했지. "마음의 여유가 없어."
마음의 여유가 없고, 삶이 피곤하고, 거기에 생각까지 많아지면
부쩍 더 보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지.

이 바람 많이 부는데, 단풍 구경은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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