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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world 복구

밤.

by Lbird 2003. 11. 2.
스노우캣에게서 얻은 우울함 때문에 잠시 키보드를 두들길 수가 없었어.

담배 한 개비와 라이터를 들고서 350원을 준비해서 랩을 나섰지. 슬리퍼를 신고서.
따뜻한 커피 한캔을 뽑아서 건물 밖의 벤치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데..
밤이야. 밤에만 들리는 소리가 있지. 특히나 큰 건물들이 가까이에 있을 때.
여기저기 환기시설에서 들리는 팬 소리 말이야. 팬. 날개가 달리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건들을 총칭해서 부르는데, 우리말로는 선풍기? 선풍기는 왠지
안 어울린다. 선풍기 하면 방바닥에 놓인 목이 길쭉한 물건만을 부르는 것 같아.
환풍기가 낫겠네. 어쨌든, 큰 건물들에서 나는 환풍기 소리를 듣고 있으면
쓸쓸함이 가슴속까지 차 오르지. 환풍기 바람이 가슴속까지 춥게 만드는 것
같거든.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지. 최고라는 말은 모르겠어. 희망사항이겠지.
공부로 안되면 취미생활에서라도 그런 말을 듣고 싶었어. 그래. 이 근처에서는
Lbird가 최고지. 하는 그런 말이라도 말이야.

쓸쓸했어. 난 무엇을 좇아 산 거지? 휘잉~ 하는 환풍기 소리가 듣기 싫어졌어.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포기해 버린 많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했어.

가을이야. 가을. 쓸쓸해. 차라리 추워서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겨울이 왔으면
좋겠어. 이런 고민은 안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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